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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릴 적 계곡 캠핑부터 20대 여행까지, 직접 겪은 폭우의 기억들.
오늘날 전국 폭우 예보 속, 왜 장마철 여행은 조심해야겠다고 느꼈는지 기록했습니다.

 

폭우를 얕봤던 그날, 나는 왜 구조를 기다려야 했을까
비 오는 날, 그저 추억이라기엔 위험했던 기억들

 

“괜찮겠지?” 했던 그때 그 시절, 물폭탄은 그렇게 시작됐어요

어렸을 때, 부모님과 계곡에서 캠핑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구조를 받았던 기억이 있어요.
그땐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, 텐트를 붙잡고 위로 올리고 또 올리다 결국 물살이 센 계곡을 구조를 받아서 넘어왔던 걸로 기억해요. 저희 말고도 여러팀들이 있었는데 구조해주신 분들께 너무 죄송하고 감사한 상황이었어요.

당시엔 무섭다는 감정보다 당황스러움이 더 컸지만,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죠.

 

 

 20대의 무모한 여행, 그리고 산사태

스무 살 초반. 친구들과 떠났던 강원도 여행도 잊을 수 없어요.
비 소식이 있었지만 “설마 이 정도로 심하겠어?”라는 생각에 래프팅을 예약해 떠났죠.
가는 길에 산사태로 길이 끊기고, 펜션으로 향하려던 도로마저 무너져버렸어요.

우린 버스 안에서 몇 시간 동안 갇혔고, 핸드폰은 터지지 않았으며, 정전된 동네에서 물과 빵을 받으며 기다렸어요.
그땐 ‘크게 다친 사람도 없고, 하나의 에피소드네’라고 생각했지만, 지금은 무지했던 우리의 판단이 정말 위험했구나 싶어요.

 

 

어릴 적 기억 속 물에 잠긴 마을

제가 자란 동네는 지금은 신도시가 되었지만, 어릴 적엔 비만 오면 무릎까지 물이 차는 동네였어요.
비가 쏟아지면 어른들이 대야 들고 뛰어다니며 막았던 모습이 선명해요.
비라는 게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서서, 삶의 안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느꼈던 것 같아요.

 

 

 

지금의 나, 부모가 된 나는

이제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, 폭우 예보가 들리면 괜히 더 긴장하게 돼요.
누군가에게는 단순한 ‘소나기’일 수 있지만, 어떤 가족에게는 ‘대피’나 ‘피해’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아니까요.

예보를 보며 준비할 수 있는 건 무엇일지 생각해 봐요.

  • 기상청, 국민재난안전포털 앱 설치
  • 지하 주차장 차량 이동
  • 하수구 주변 물건 이동
  • 실내 피난로 확인

특히 아이와 외출하는 날은 실내 대피처, 주차 위치까지도 생각하게 돼요.

 

 

저는 이 글을 통해 공포를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.
다만, 누군가는 겪어본 이야기를 통해 ‘아, 나도 확인해봐야겠다’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좋겠어요.

폭우가 오기 전에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들,
그리고 그날의 기억으로부터 제가 배운 것들이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.

 

그리고 무엇보다도,
장마철이나 폭우 예보가 있을 땐 여행이나 야외 활동은 조금 더 신중히 생각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.
예전엔 “이 정도면 괜찮겠지” 싶었지만, 우리가 위험에 처하게 되면 결국 누군가는 우리를 구조하러 와야 하잖아요.
그분들까지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,
이젠 ‘나부터 조심해야겠다’는 마음이 더 크게 남습니다.